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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前대통령도 반대한 원가공개…등떠밀려 시행후 '쓴맛' 盧 "10배 남는 장사도 있고 10배 밑지는 장사도 있어"
  • 김미정 / 2018.11.19

 노무현 前대통령도 반대한 원가공개…등떠밀려 시행후 '쓴맛' 盧 "10배 남는 장사도 있고

10배 밑지는 장사도 있어"

이헌재도 "분양 과열 우려"
지금의 로또청약 예언한 셈

◆ 분양원가 공개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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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원가 공개가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정부 시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때 선거공약으로 분양가 공개를 내세워 당선됐으나 대통령이 된 후 국민 복지를 위해 이를 반대했다. 2004년 노 전 대통령이 "장사하는 것인데 10배 남는 장사도 있고 10배 밑지는 장사도 있다"며 시장원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 발언은 유명하다. 이처럼 분양원가 공개에 명백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시 이헌재 부총리의 재정경제부는 노 전 대통령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한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를 보면 △부동산 투기 재연 △신규 아파트 공급 차질 △아파트 원가 상승 △실수요 서민층만 피해 △사회적 갈등 초래 △주택시장 왜곡 △기업경영 자율성 침해 등 7가지 사안을 분양원가 공개 반대 이유로 정리했다. 한마디로 실효성은 없고 부작용만 많은 '비시장적 정책'이라는 게 노무현정부 입장이었다.

보고서가 제시한 사안 중 첫 번째 항목인 '부동산 투기 재연'은 지금의 청약시장 상황과 비교할 때 시사점이 많다. 당시 정부는 분양원가 공개로 설령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최초 분양자에게 막대한 시세차익이 발생해 청약시장만 과열될 뿐 집값은 결국 주변 시세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사실상 분양가를 제한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로또 분양' 열풍을 정확히 예견한 셈이 됐다. 이처럼 합리적인 논리를 갖췄지만 당시 시민단체와 여권 내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시장(건설사들)과 타협했다"면서 격렬히 반발했다. 결국 여론에 밀려 노 전 대통령은 소신을 접어야만 했다. 그후 여권의 주장대로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분양원가 공개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이후 연이은 규제에 압박을 느낀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줄이면서 오히려 부작용만 커졌다.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을 기피하자 아파트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2007년 28만8000여 건에 달하던 아파트 분양물량은 분양원가 공개가 도입된 후 계속 감소해 2010년에는 17만2000여 건까지 줄어들었다. 결국 이명박 정권 들어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대폭 축소(61개→12개)되고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면서 분양물량은 2012년 28만3000건으로 회복됐다. 이처럼 아무 소득도 없이 부작용 때문에 사실상 사라진 제도가 다시금 문재인정부 때 어설픈 정책입안자들에 의해 부활하려 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나 경기도도 실무자들은 현실을 알고 있지만 지자체장들의 정치적인 이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분양원가 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도 주택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분양원가가 공개되면 주택 공급이 위축돼 집값 과열만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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