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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 동향

  • 변 부동산이 신사업으로 확대한다고 하네요.
  • 조영준교수 / 2017.07.12

변호사 부동산으로 유명한 트러스트가 새로운 개념의 임대차 서비스를 출시했다. 공인중개업계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사업 진출을 통해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공승배 트러스트 대표는 12일 “변호사는 법무법인, 회계사는 회계법인, 변리사는 특허법인 등으로 대형화·전문화·체계화돼 있는데 부동산시장은 낙후돼 있다”며 “트러스트는 이런 부동산시장을 선진화하고 소비자들의 권리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기간 보증금·월세 비중 바꿀 수 있어

트러스트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달부터 ‘트러스트 스테이’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공 대표는 “집주인은 월세가 밀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세입자는 보증금을 떼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트러스트 스테이를 활용하면 이 같은 걱정에서 해방되는 것은 물론이고 임대기간 중에도 자금 사정에 따라 다양하게 보증금과 월세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트 스테이는 트러스트가 직접 임대차 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보증금과 월세 비중을 조절한다는 개념이다. 즉, 세입자와 집주인이 직접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트러스트와 각각 계약을 맺은 뒤 본인의 자금 사정에 따라 보증금과 임대료를 본인의 사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다만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올리는 비율은 연 2.4%, 월세를 올리고 보증금을 낮추는 비율은 연 4.75%(기준금리+3.5%)로 책정했다.

예를 들어 보증금 6억원에 월세 50만원을 받고 있는 집주인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이고 싶으면 보증금 5억원에 월세 70만원으로 변경할 수 있다. 더 월세를 받고 싶으면 보증금 4억에 월세 90만원을 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1억원이 필요한 일이 생겼으면 임대기간 도중에도 보증금을 7억원으로 올리고 월세는 10만 5000만원으로 낮추면 된다.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받는 것도 가능하다.

세입자도 마찬가지로 보증금과 월세 비중을 변경할 수 있다. 보증금 6억원에 월세 50만원을 내고 있는 세입자가 여유자금이 1억원 생겼다면 보증금을 7억원을 올리고 월세를 30만원으로 내리면 된다. 반대로 1억원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보증금 5억원에 월세를 89만 5000만원으로 임대조건을 바꿀 수도 있다.

통상 한번 계약을 하면 2년간 돈이 묶여버리는 전·월세 계약과 달리 자금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돈을 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임대조건 변경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가능하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트러스트가 집주인과 세입자의 동의 아래 보증금 반환채무와 월세 채무를 인수하고 그 자금을 유동화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을 위해 트러스트는 지난 1월 위탁관리형 주택임대관리업을 취득했다.

트러스트는 이 서비스로 집주인과 세입자가 노출된 다양한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주인은 세입자가 월세를 체납하든 하지 않든 무관하게 트러스트로부터 월세를 지급받고, 세입자는 임대기간이 만료되면 집주인이 보증금 지급을 미뤄도 정해진 날짜에 트러스트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세입자의 보증금은 전북은행이 지급반환보증을 선다.

◇논란 속 신 사업 진출…성공적 안착 시 파급효과 커질 듯

트러스트는 지난해 1월 등장 당시부터 부동산업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상 부동산 중개를 할 수 있는 것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소유한 사람뿐이다. 그러나 트러스트는 부동산 중개와 법률 자문 서비스를 분리해 자신들이 받는 보수는 법률 자문에 대한 대가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거래금액에 따라 요율이 높아지는 공인중개업계 수수료와 달리 매매 거래금액이 2억 5000만원(전·월세는 3억원) 미만이면 45만원, 그 이상이면 99만원을 받는 정액제를 내세웠다.

공인중개업계에서는 크게 반발했다. 결국 법적 소송이 일어났으나 지난해 11월 진행된 국민참여재판에서 트러스트 측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현재는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트러스트가 공인중개업계가 독점하고 있는 100만 가구 전·월세 임대시장에 다시금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실제 트러스트는 서비스 이용료를 기존 중개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강조했다. 일단 집주인의 경우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는 서비스 이용료를 내지 않다가 보증금·월세 비율을 변경하거나 1년치 월세를 선납하는 시점부터 월세의 5%(부가세 포함)를 지불한다. 세입자는 매년 평균 보증금의 0.22%(부가세 포함)를 전·월세 보증금 반환지급보증 수수료로 내는 것 외에는 추가 비용이 없다. 이마저도 임대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납부하면 된다. 부동산 거래 시 법률자문 수수료도 무료이고 은행 지급보증 수수료도 트러스트가 부담한다.

공 대표는 “그동안 민간임대주택시장은 99%가 개인 간 거래여서 서비스를 균질화하기가 어려웠다”며 “더구나 저금리 기조로 세입자의 주거부담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러스트 스테이는 이 같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선진화된 부동산 서비스를 선보인다”며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트러스트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