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바람 거센 부동산 중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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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이달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m²를 17억3000만 원에 팔면서 공인중개 수수료를 900만 원가량 아꼈다. 일반 공인중개사무소를 이용할 경우 통상적으로 법정 상한 수수료인 집값의 0.9%와 부가세를 포함해 1712만 원가량이 들지만 A 씨는 부동산 스타트업인 ‘복딜’을 이용해 806만 원만 냈다. 복딜은 공인중개업소 간 수수료 입찰을 유도해 집주인이 수수료를 아낄 수 있게 해준다.
법률 자문, 매물 리뷰 등 다양한 부동산 관련 서비스와 더불어 중개수수료를 할인해주는 스타트업들이 생겨나면서 부동산 중개 서비스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프라인 중개업소와 온라인상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부터 직접 매물 중개까지 해주는 스타트업도 선보이고 있다.
○ 세입자에게 무료 알선 서비스 등장
아파트 전문 중개서비스 업체 ‘부동산다이어트’는 중개 수수료율을 거래액의 0.3%로 고정했다. 법적으로는 0.9%까지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 있지만 수수료를 낮게 받기로 한 것이다. 김창욱 부동산다이어트 대표는 “지역 중개업소와 공동으로 이익을 나누는 방식이어서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존 업계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원룸 및 오피스텔을 전문으로 중개하는 ‘집토스’는 수수료를 임대인에게만 받는다. ‘우리방’도 집토스처럼 세입자에게는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트러스트’는 공인중개사 대신 변호사들이 부동산 중개를 한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받지 않고 거래 가격에 따라 별도의 법률 자문 수수료만 받는다.
부동산 스타트업 붐을 일으켰던 O2O 형태 업체들도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다방’은 현재 서울 관악구에 운영 중인 청년 주거 상담소 ‘다방케어센터’를 내년에는 수도권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직방’은 부동산 시황 등을 분석하는 부동산 정보 제공 서비스와 더불어 임대 관리 서비스업에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 기존 중개업소와의 조화가 관건
스타트업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부동산 중개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걸림돌도 적잖다. 우선 정부의 지원이 다른 업종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이 꼽힌다. 현행법상 부동산업이 창업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창업지원금 등을 받을 수 없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정책총괄과 정강은 사무관은 “부동산업, 금융업 등과 관련된 벤처기업의 경우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창업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달 발표할 ‘혁신창업생태계 조성방안’을 통해 창업 지원 대상 업종을 확대해 부동산업에서도 혁신성을 갖춘 스타트업이라면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존 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정지욱 공인중개사협회 연구실장은 “공인중개업과 같이 영세한 업계의 경우 수수료 등 가격 경쟁이 일어날 경우 공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서 부동산 서비스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기존 업소와 스타트업 간 중재자 역할을 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