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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 대책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 조영준교수 / 2017.08.04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노무현 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 설계자’로 이름나 있습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8·2 부동산 대책’에도 깊숙이 관여한 인물입니다. 이날 김 수석은 30분 가량에 걸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8·2 부동산 대책에 관해 청와대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김 수석은 “여러 언론 보도를 다 봤다”며 야당과 언론에서 비판한 내용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반박했습니다. 김 수석이 반박한 내용의 전문을 정리해 실습니다.


①참여정부의 실패를 반복할 것이다?

부동산 대책이 전날 발표됐다. 오늘 아침 여러 언론 보도를 다 봤다. 대체로 예상했고 각오했다. 첫번째 비판은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재탕이다. 따라서 실패를 반복할 것이다’는 얘기다.

제가 나온 이유는 야당을 비롯 여러 언론에서 얘기하는 ‘참여정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냐’ 하는 의문에 대해 참여정부 정책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제가 직접 나와서 말하는 게 나을거 같았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으로 4년반 일했다. 참여정부 출발부터 여러 부동산 정책에 결정권을 가진 건 아니지만, 과정 전체에 참여하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아는 사람이다. 참여정부 실패론이 제기될 때마다 저 역시 책임감을 느끼고 늘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왜 실패했느냐, 어떤 실패였느냐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참여정부 기간 중 아파트 가격이 굉장히 많이 올랐다. 특히 서울 지역이 심했다.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17번 발표했다. 그렇게 여러 번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부동산 가격 많이 오른 건 명백한 실패다.

그러나 또 다른 면에서 실패하는 과정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바라보고 성찰할지와 연결돼 있다.

참여정부는 출발과 동시에 부동산 가격 급등을 경험했다. 전임 김대중 정부 후반부터 가격이 오르고 있었다. 김대중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풀어서라도 경기 부양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참여정부가 출발할 때 부동산에 관한 규제는 다 풀려져 있었다. 참여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어느 수준으로 잡아야 할지 고민했다. 그때 준거의 틀이 된 것이 노태우 정부 때 부동산 정책이다.

노태우 정부는 1980년대 초반 3저(低)호황 이은 심각한 부동산 폭등 경험했다.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택지소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제, 개발이익환수제)’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부동산 세제를 도입했다. 동시에 주택 200만호를 공급했다. 5대 신도시 공급 등 획기적인 공급책을 폈다.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린다’는 노태우 정부 때 수립된 공식이다. 워낙 빨리 경제성장을 했기 때문에 주택 수요가 늘었고, 이걸 충족하기 위해서는 수요를 관리하는 가운데 공급 많이 해야 했다.

노무현 정부는 일단 노태우 정부 시절 가장 강력했던 수준을 참고삼아 ‘수요 억제, 공급 확대’ 정책 펼쳤다. 그게 10·29 대책이다. 그래도 부동산 가격이 잡히질 않아서 2005년 8·31대책을 펼쳤다. 8·31 대책은 아마 그 당시까지 수요 억제, 공급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가장 강한 부동산 대책이었을 것이다. 그러고도 (집값이) 안 잡혔다. 결국 2006년 부동산 가격이 다시 폭등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때 도입한 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다. 이를 통해 유동성을 잡았다. 2007년부터 부동산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다.

한국사회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본틀인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뿐 아니라 부족한 게 있었는데 노무현 정부는 그걸 뒤늦게 알았다. 고백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것은 이른바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도화선이 됐던 ‘과잉 유동성’이다. 한국사회뿐 아니라 전세계가 겪었다. 2008년 금융위기 원인됐던 부동산 거품이다. 전세계가 과잉유동성 네트워크 형성했다.

노태우 정부 때만해도 자본시장의 네트워크가 극대화됐던 시절은 아니다. 결국 참여정부가 깊이 인식하지 못했던 건 과잉유동성이었다. 전세계적인 과잉유동성 영향을 간과했다. 결국 그것(LTV, DTI)을 시행하기까지 근 4년이 걸렸고, 대출 규제라는 유동성 규제까지 합쳐서 결국 참여정부 말 부동산 가격을 진정시켰다.

실패라는 말씀을 드려놓고 이런 표현을 써서 죄송하지만, 그 결과 다른 나라같은 최악의 파국은 막았다고 본다. 보수언론이나 경제지에서도 인정하는 것이다. 대출규제를 선제적으로 강하게 했기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가 겪은 부동산 폭락을 경험하지 않았다.

어쨌든 총체적으로 참여정부가 변화된 시장 환경, 수요억제 공급확대라는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유동성 국면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했고, 강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점을 분명히 인정한다. 후대 정부들도 깊이 성찰할 내용이 됐다.

부동산 가격을 진정시켜둔 상태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쳤다. 두 정부는 10년 동안 참여정부가 만든 규제와 부동산 시장 질서를 완화하는 것으로 부동산 정책 펼쳤다. 2015년 4월, 지금 재건축 가격의 암등(폭등)에 도화선이 된, 상당한 원인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는 것까지 이르렀다. 그 뒤에 결과는 다 아는 바와 같다.

작년 11월 박근혜 정부도 11·3 대책을 통해 강남 재건축 가격을 잡으려고 했다. 재건축 억제 대책을 시행한 것이다. 그러다 새 정부가 출범한 5월10일 이후 예상과 다르게 부동산 가격 오르기 시작했다. 응급조치로 6·19 대책을 시행했다. 전날 발표한 조치는 응급조치가 아닌 범조치다.

이 대목에서 여쭤보고 싶다. 새 정부가 두 달 동안 무엇을 했기에, 부동산 가격이 올랐나. 야당에 대해서 이 점은 짚어보고 싶다. 두 달만에 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누가 제공했나. 저는 지난 3, 4년간 이른바 초이노믹스와 2015년 4월 조치 등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이전 정부의 메시지였고, 정책적 부추김이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새 정부가 갑자기 규제를 가져온 거처럼 보시면 안된다. 박근혜 정부 역시 이대로 시장을 놔둬서는 안된다고 보고 11·3 조치를 시행했다. 정상적이었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중이었을 것이다. 제 짐작에는 부동산 가격이 암등하고 있었을 것이며 규제 조치를 안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 것이다.

국내적 규제만 원인이 아니다. 2008년 이후 전세계가 부동산 버블의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 각 국은 양적완화 조치 펼쳤다. 2008년 이후 다시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여러 세계 전문가가 부동산 시대는 끝났다고 했고, 꽤 많은 전문가들은 2008년 버블 붕괴는 100년에 한 번 올 버블 붕괴라고 했다.

재작년말부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수도와 주요 도시 중심으로 세계 여러나라에서 부동산 가격 다시 오르고 있다. 주택정책 전문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는 수요 공급의 문제를 떠나, 떠났다기 보다 수요 공급의 문제와 다른 차원의 과도한 양적완화에 따른 머니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어제 발표한 대책은, 이렇다. 기본적으로 참여정부가 했던 실패과정이 누적돼서 2007년 1월 마지막 정책을 일시에 시행한 것이다. 지금의 시장환경을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전세계적 흐름을 볼 때 양적완화 규모, 유동성 규모를 볼 때 상당한 위기요인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참여정부가 마지막으로 실시한 가장 강력했던 수준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의 경우 LTV DTI 30% 적용 등 일부 세부 내용은 참여정부보다 더 강화됐다.

②공급대책은 없다, 공급이 적으면 집값은 오른다?

두번째 공급을 적게 하면 다시 오를 거라는 비판과 우려가 있다. 원론적으로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당연하다. 그러나 지난 3~4년간 초이노믹스를 통해서 부동산 경기부양을 한 결과가 어찌됐나. 우리 기억에는 노태우 정부가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주택을 공급한 걸로 기억한다. 당시 60만호가 넘었다. 대한민국 역사상 이 정도 공급한 것에 ‘대단하다’ 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매년 주택이 얼마나 필요한지 주택공급 적정치를 발표했다. 연간 39만호였다. 박근혜 정부 당시 제일 많이 공급됐을 때가 70만호를 넘었다. 지난 3년간 공급량은 우스갯소리로 단군 이래 최대 공급량이다. 솔직히 새 정부 출범 전에는 주택가격 하락 내지 장기 안정되지 않을까 예측했다. 연말부터 내년까지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 입주할 물량은 사상 최대치다.

강남은 부족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재건축 분양가상한제 규제가 2015년 4월 폐지됐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사업이 굉장히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 역시 국토부가 발표한 평균치보다 3배 많이 허가가 나온 것이다. 이 문제를 수요, 공급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수요 공급 대책은 장기적으로 시장에 가장 근본적 영향 끼칠 걸 잘 알고 있다. 강남권 포함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의 암등은 지극히 비정상이다. 2008년 금융위기 겪고 난 선진국들이 경험한 비정상인 상황이 (한국에서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공급 문제에 대해서는 한쪽에서는 불이나서 불을 진화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 집을 짓지 않느냐고 묻는건 온당치 않다. 지금은 불을 끌 때다. 불이 꺼지면 적절한 형식, 적절한 장소, 적절한 계층을 대상으로 공급이 본격화 될 거다. 어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9월 중 주거복지 로드맵 다시 발표하겠다고 했다.

③보유세는 왜 안올리나? 종합부동산세 트라우마 있나?

세번째 주장은 왜 보유세를 안올리냐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왜 종부세 안하나. 겁을 먹었나. 종부세 트라우마가 있지 않나”라고 말한다.

양도세 중과는 발생한 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보유세는 정규소득에서 내야 한다. 따라서 조세저항이 더 심한 것은 분명하다. 조세저항을 염려했다기 보다, 몇가지 고려사항이 있다.

우선 재산세 체계는 누진구조로 돼 있다. 가장 낮은 세율은 0.1%, 제일 높으면 0.5%다. 그 위에 종부세 세율이 있다. 전체적으로 7~8계단으로 돼 있다. 소득세 구간보다 더 많다. 다시 말해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누진 구조로 세금을 내도록 돼 있다. 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세금에 대해서 누진구조를 손 보려 할 때 서민들의 상당한 우려가 예상된다.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했다.

종부세의 경우 “이 상황에서 나빠지면 시행하는 거냐, 이러다가 슬쩍하는 것 아냐”라고 말하는데 어떤 경우도 예단하고 있지 않다. 보유세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유세 속성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신중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다.

마무리 말씀으로 어떻게 될 거 같나 하는데,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정부는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 정부는 출범한 지 석 달이 되지 않았다.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점에서 최소 5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새로운 구조로 안착시키는 데 대해서 확고하다. 또 안정적인 방식으로 진행할 시간을 가지고 있다.



▷참여정부 때는 서울시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고, 지금은 박원순 시장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뉴타운을 추진했다. 강남 재건축에도 엇박자가 있었다. 이번 대책에 그런 문제를 고려하진 않았다. 유심히 봐야 할 것이 ‘도시재생뉴딜’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의 내 삶을 바꾸는 정책 시리즈 1번 공약이다. 새 정부의 핵심공약인데도 투기지역이나 투기관리지역에 대해서는 도시재생뉴딜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고육책이자 폭탄선언을 했다. 새 정부에는 중요한 사업이지만 부동산 가격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지방정부와 협력이 중요한데 서울시도 그런 점을 수긍하는 것 같다. 부동산 안정에 힘을 합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보유세 강화없이 부동산 잡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보유세 강화 없이 양도세만 묶으면 ‘안 팔면 그만’이라는 말이 있다. 동결효과를 완화하는 차원에서 다주택 양도세 중과는 2018년 4월부터 시작한다. 제일 늦게 시행한다. 그 때까지 팔 사람 팔라는 퇴로를 여는 것이다. 매물이 나와야 시장이 안정되는 것이다. 다주택자들이 정말 돈이 많아서 다주택하는 분도 있고, 갭투자 하는 분들은 전세가격이 주택가격의 85%까지 가니까 조금만 돈을 넣어 계속 집을 사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다주택자가 없으면 주택시장이 안정되지 않는다. 누군가 임대용 주택을 내놔야 한다. 다주택을 하려면 사회적 책무를 함께 해달라는 것이다. 임대사업자 등록할 경우에는 다주택 양도세 중과가 배제된다. 그것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발표했다. 이번 조치가 다주택자들이 안 팔고 동결시키는 것으로 갈지, 임대사업 등록이라는 방향으로 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후자를 예상하고 있다.”

▷2018년 4월을 거론했는데 보유세를 검토해 판단할 시기가 4월인가.

“아니다. 보유세와 상관없다.”

▷그 때까지 지켜보는 것인가.

“보유세와 상관없고, 2018년 봄 이사철까지는 팔 기회를 드리겠다는 것이다.”

▷입주대란 우려에 대한 대비책은.

“불이 났는데, 불이 안 꺼졌는데 ‘나중에 나무는 뭘 심지’라는 질문과 유사하다. 지금은 그런 문제를 판단할 시기가 아니다.”

▷부동산이 조정돼야 한다고 보나.

“15년 전에도 받은 질문이다(웃음). 제 기억에 김진표 당시 경제부총리가 ‘현상유지’라는 쪽으로 말했다 혼이 났다. 그렇다고 부동산을 내리게 하는 권한이 정부에 있지 않다. 저도 답 할수 없는 질문이다.”

▷보유세에 대한 신중함이 다른 세제에도 적용되나.

“다른 세제는 제가 말할 것이 아니다. 2018년 세제개편안이 발표됐고, 그 배경과 목표를 이미 설명됐다. 이번 대책은 정부 부처에서 기획하고 준비했다. 정부부처에서는 참여정부에서 했던 축적된 경험을 갖고 있다. 여러 패키지들이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가 어떤 것을 겪었는지를 보며 함께 잘 준비해 대처하겠다.”

▷보유세에 관해 김현미 장관은 논의했다는데, 당정청에서 만장일치로 뺀 것인가.

“정부 정책은 모두 만장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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